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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일기/대리 일기

[대리 일기] Advisor’s Ploblems

by Gnuz 2021. 11. 21.

1
주말 저녁에 누워있다가 갑자기 광대쪽이 아파서 네이버에 찾아보니
신경이 뇌와 이어지는 신경이 모여있어서 두통 등이 있다면
아픈 경우가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턱-광대가 이어지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어
정형외과를 찾아갔더니 의사가 딱딱한것을 씹거나 해서
턱관절에 무리가 가는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머릿속으로 ‘뭐야, 실력없네..돌팔이인가..신경이 아픈건데 뭔소리야’ 했다가,
아..맞아 내가 이러는구나 싶었다.

1-1
진통제를 처방받고 한 3-4일 있으면 괜찮을거라고 했다.
물론 괜찮아졌다.

인왕산 가는길, 종로, 2021



2
요즘 사무실에 찾아오는 클라이언트들을 보면
참 똑똑하다.
건축사나 구청(시청)허가권자보다 법도 잘알고
공인중개사보다 시세도 잘알고
시공사보다 공법이나 디테일에 빠삭하다.
물론 본인의 집, 건물을 짓는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매체가 생겨나면서 기성 교육을 받지 않은
비건축관련인들이 건축, 건설, 부동산 관련해서 지식이 확장되고 있다.
회의 탁자에 앉아서 이야기하다보면 한 수 배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3
머릿속에서는 ‘뭔소리야 내가 이렇게 해봤는데 이런 방식이 낫지..에휴..’
라는 생각도 당연히 든다.
나는 교육을 받았으니깐?
그런데 정형외과 의사에게 가졌던 나의 생각과 상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이 지식인을 믿지 못할까?
저 사람은 나보다 공부를 더 많이 했고 전문가인데
왜 나는 인터넷에 넘쳐나는 검증되지 않은 글들을 더 믿는걸까?

4
아직 허가접수 전 이긴 하지만, 일부러 실시설계 급으로 도면을 작성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허가도면과 실시도면의 차이를 두고 싶어하지 않는 까닭에
디테일하게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연구도 해보고 그림도 그려가면서 협의를 해가고 있는데
주변 건축사들에게 많이 듣는 말이
‘그 시공법으로 하면 시공사가 못해ㅋㅋㅋ’
‘한국에서는 그렇게 못해ㅋㅋㅋ’
이런 부류의 것들이다.
대형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다가 작은 사무실로 옮긴 나에게는 적잖이 충격이었다.
‘못하는게 어디있지..? 도면과 시방서가 있는데 왜 안하는데..?’
큰 사무소에서는 대게 1군 시공사와 일하기 때문에 시공사나 발주처가 자체적으로 VE(Value Engineering)을 하기 때문에
설계사무소와도 협의하여 디테일을 꾸린다
그런데 작은 곳으로 와보니 아무리 그림을 그려주고 서류를 챙겨줘도 못하는 업체들이 태반이다.

5
나는 소위 전문가인가?
아니면 나는 소위 전문가를 믿을 수 있나?
누가 전문가고 지식인인가

6
Advisor는 조언을 하는 사람이다.
전문가는 조언을 할 수 있어야한다.
조언을 하려면 현상을 이해하고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문제해결방안을 만들 수 있어야한다.
비단, 자격증이 없더라도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면 Advisor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실력이 없다.
믿을수도 없다.
지식의 테두리 안에서만 사는 사람들은 결국 똑똑해진 클라이언트에게 외면 당할 것이다.

7
이상이 되자.
greator가 되자.
ideal이 되자.

행궁동, 수원,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