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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일기/대리 일기

[대리 일기] 그렇게 대리가 된다 #2

by Gnuz 2021. 4. 2.

-이어서.

2. 20대의 추억

 성공적인 10대 추억여행을 마치고 20대 여행 계획을 세웠다.

바로 교수님과 학창 시절 근무했던 직장 상사에게 연락을 드리고 약속을 잡았다.

 

충남대학교 공과대학, 대전, 2021

 

 서울에서 지내다가 지방으로 내려오면 좋은 점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변하지 못하는 점이다..)

그대로의 학교와 사람들, 약한 본드 냄새와 장비의 타는 냄새와 조용함, 즐겁게 공부하고 일했던 나의 20대는

직장생활을 하며 괴로움과 후회로 끝내버렸다. 그 결과가 퇴사로 이어졌고, 지금의 여행이 다시 20대의 총기를 가질 수는 없겠지만,

마음 한켠에 익숙하지만 신선한 바람을 불게 할 수 있었다.

나를 발전하도록 밀어주신 지도교수님과 도시연구원 Y박사님

그리고 매일을 함께 했던 나의 동기들, 

벌써 본인들의 사업체를 꾸린 친구들, 영국의 좋은 학교에 진학하였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한국에서 강의를 듣는 친구

내가 건축을 택하고 묵묵히 걷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

나를 믿는다고 했다. 응원한다고.

자신감을 얻었다. 

 

 함께 세월을 보낸 11살 깜이, 대전, 2021

 

10대의 추억이 나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20대의 추억이 나를 이끌어준다.

30대가 즐겁다.

 

3. 30대의 현재

 대리가 되었다.

사실 직급이 중요한 건 아니다. 그건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이름이 아니라 직급으로 불린다는 것.

노력해야 한다는 것..

사실 2주 전보다, 조금 기분이 좋다.

거지 같은 회사를 퇴사해서가 아니다. 나의 길을 만들고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2주의 추억여행이 나의 자아가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힌트를 주었다.

자신감 있게 살자.

may the force be with you.

 

통인시장, 서울, 2021